증 례
44세 여자 환자로 내원 2개월 전에 발생한 하복부 통증을 주소로 개인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여전하여 시행한 초음파 촬영에서 방광 전벽과 골반 등에 8.5×4.5 cm 크기의 불균등한 에코를 보이는 종물이 발견되어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비뇨기과에 내원하였다. 과거력에서 10년 전에 자궁 내 피임기구를 넣고 있다가 내원 1달 전 골반염이 의심되어 제거하였고 당시 다른 질환이 의심되거나 불편한 증상이 없었다고 하였고 또 다른 특이소견도 없었다. 내원 당시 신체검사상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 이외에는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일반 요검사에서 혈뇨는 보이지 않으나 5-9개/high power field의 농뇨가 관찰되었다. 요배양검사나 요결핵검사, 요세포검사에서 이상소견은 없었으나 혈액검사에서 white blood cell이 11,410으로 약간 상승하였고 C-reactive protein(CRP)은 18.51로 상승하였다. 다른 혈액화학검사에서는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흉부 단순촬영 및 복부 단순촬영에서는 특이소견이 보이지 않았고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방광의 전벽, 골반 부위, 장 주위에 내부는 밀도가 낮으며 주변부는 조영되는 14.1×6.8 cm 크기의 종물이 관찰되었다(Fig. 1). 방광경검사에서는 방광 전벽에 직경 약 3 cm 너비의 돌출된 종물이 확인되었는데 점막은 정상소견이었으며 방사선 사진과 자궁 내 피임기구를 넣은 과거력으로 방선균종을 진단하였다. 장기간의 주사제 치료를 위해 40일 간 입원하며 6시간마다 penicillin G 50만 unit 항생제로 보존적 치료 중 7일째 ciprofloxacin 800 mg을 추가하였고 빈뇨와 배뇨통을 호소하여 tamsulosin 0.2 mg을 추가하였다. 통증 시 간간이 진통제를 주면서 경과 관찰하다 CRP 0.23으로 감소하여 퇴원하였다. 입원기간 중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은 타 병원에서 전원오기 전 촬영한 것을 합하여 3회 촬영하였고 입원 후 2주째와 퇴원 전 촬영하였다. 퇴원 당시 촬영한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11.3×4.0 cm로 많은 호전을 보였다(Fig. 2). 입원 중 수술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장 주변에 보이는 염증들로 인해 수술 시 장손상의 가능성과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여 시행하였다.
고 찰
방선균증은 서서히 진행해서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3,4]. 주된 호발 부위는 두경부, 복부, 흉부이다[5]. 방선균증은 구강 및 위장관의 상재균인 Actinomyces israelii에 의해 대부분 발생한다. 이외에도 Actinomyces bovis, Actinomycs naeslundi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6]. 복부 장기에는 주로 맹장과 충수돌기에 감염이 된다[7]. 방선균증은 발생빈도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복부 및 생식기에 생기는 경우는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자궁 내 피임기구의 사용 증가로 인하여 만성 염증이 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8]. 본 증례에서도 10년간 자궁 내 피임기구를 삽입하고 있다가 내원 2달 전에 제거하였던 경우였다. 또 다른 이유로 수술 후 발생 또는 외상이 있거나 종양 또는 이물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8,9].
이 균들은 분열 촉진인자를 생성하여 면역을 유발시켜 염증을 유발시켜 만성 화농성, 섬유화, 육아종성 등을 일으켜 결국 농양, 동 등을 형성한다. 혈액이나 림프선을 통해서는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1,8,9].
방선균증의 증상은 골반 부위에 발생한 경우에 방광을 침범하여 방광염증상인 하복부 통증, 배뇨 시 불편감, 허리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본 증례도 방광염증상을 보였다. 방사선학 소견에서 종양 혹은 염증성 병변으로 보여 방선균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10% 미만으로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낭종에 비해 고형 종물로 보이고 벽은 대개 두껍게 보이는 종물로 관찰되며 균질해 보이지 않는다. 자기공명영상에서 낮은 T1 강조영상을 보이고 조영제 투여 후 더욱 증강되는 조직소견을 보여서 전산화 단층촬영보다 좀 더 진단에 효과적이다[1,5,8].
혐기성 배양검사로 방선균을 동정하여 확진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며 민감도가 낮은 단점이 있어 본 증례의 경우 복벽과 방광벽까지 침범하는 염증소견이 보이고 자궁 내 피임기구 삽입 과거력으로 방선균증으로 진단하에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다[10]. 보통 치료로는 항생제를 수주에서 수개월간 투여하는데 농양을 배액시키기 위해 수술적 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악성 종양과 감별이 어려워서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다. 항생제로는 penicillin 투여가 가장 많고 tetracycline, erythromycin, clindamycin, ciprofloxacin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왔다. 본 증례의 경우 장기간 penicillin과 levofloxacin도 투여하였고 이후 시행한 복부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이상소견이 사라졌다.
자궁 내 피임기구를 4년 이상 삽입할 경우 방선균증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기구를 제거하거나 교체하도록 권장된다[10]. 본 증례처럼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골반강 내 종물이 발견된다면 자궁 내 피임기구를 삽입했는지 과거력을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