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요로계 누공은 선천성 기형, 종양, 감염, 방사선치료, 외상이나 수술 중 발생한 의인성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요관에 발생하는 요관루는 복강이나 골반강 내 수술 시 요관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요관질루의 경우 자궁절제술 같은 부인과 수술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1]. 요관루가 보존적 치료로 자연소실된 경우도 있지만, 이는 흔하지 않으며 수술적 치료나 경피적 신루설치술과 요관부목설치술 등이 필요하다[2]. 과거에는 요관루의 치료에 있어서 대부분 개복술을 시행하였으나, 내비뇨기과적 술기가 발전함에 따라 요관부목설치술이 일차치료로 선택되고 있다[3]. 저자는 보기 드문 요관의 자연파열 후 발생한 요관과 요추 추간강 사이의 누공을 요관부목삽입술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경험을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73세 여자가 일주일 전부터 발생한 좌측 측복부 통증과 발열, 오심과 구토를 주소로 타병원에서 항생제 치료하였으나 증상 호전이 없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으로 전원되었다. 환자는 본원에 내원시 오심과 구토, 식욕부진, 전신쇠약을 호소하였고 발열은 없었다. 10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항고혈압제 투약 중인 병력 외에 다른 과거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신체검사상 혈압은 120/80 mm Hg, 맥박 80회/min, 호흡수 20회/min, 체온 36.6°C였고,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급성병색을 보였다. 복부 진찰소견에서 좌측 측복부 및 늑척추각의 압통이 관찰되었으며, 촉지되는 장기나 종괴는 없었다. 말초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8.1 g/dL, 백혈구 8,090/mm3 (중성구 8.72%), 혈소판 324,000/mm3이었고, 혈액생화학검사에서 혈액요소질/크레아티닌 10.6/0.9 mg/dL,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59 IU/L, 총 단백질 및 알부민 5.7/3.0 g/dL, 총 빌리루빈 0.5 mg/dL, 혈당 128 mg/dL, 칼륨 3.3 mEq/L, 나트륨 127 mEq/L, 염소 9 3mEq/L, C-반응단백 100 mg/dL이었다. 소변검사에서 비중 1.009, 단백 음성, 백혈구 3-5/high power field (HPF), 적혈구 5-9/HPF가 관찰되었다. 요배양검사와 요세포검사는 음성이었으며, 요중 항산균 염색검사와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에 의한 결핵균검출과 요결핵균 배양검사는 음성이었다.
단순 흉부 및 복부 평면X-선 촬영상에서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에서 좌측 수신증과 상부요관 주위의 요종이 관찰되었으며, 이 요종은 4-5번 요추 추간강(intervertebral space)과 연결되어 있었다(Fig. 1). 역행성 신우조영술에서 좌측 상부요관에서 조영제가 누출되어 4-5번 요추 추간강과 연결되는 누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2).
좌측 상부요관의 파열 그리고 요관과 추간강 사이의 요관루로 진단하고 역행성 요관부목 삽입을 시도하였으나, 유도철사가 누공이 있는 부위를 통과하지 않아 요관부목을 삽입하지 못하여 경피적 신루설치술 후 선행성 요관부목설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Fig. 3). 환자는 요관부목 설치와 항생제 투여 등의 보존적 치료로 측복부 통증과 늑척추각의 압통은 소실되었고 전신상태가 호전되어 요관부목 설치 7일째 퇴원하였다. 퇴원 후 처음 10일간만 항생제(cefdinir 300 mg)를 복용하도록 하였고, 그 이후에는 요관부목 삽입에 따른 예방적 항생제는 투여하지 않았다. 환자는 퇴원 후 외래 방문 시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으며,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소변검사에서도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요관부목 설치 12주째에 요관부목을 제거하였고, 이후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좌측 수신증은 관찰되었으나 요관 주위의 요종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4A, B). 좌측 요관과 요추 추간강 사이의 누공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역행성 신우조영술에서 조영제의 누출은 보이지 않았으며 누공 또한 소실되었으나, 요관루가 있었던 부위의 요관이 정상적인 주행방향으로부터 내측으로 편위되어 있었다(Fig. 4C). 요관부목 제거 후, 좌측 수신증과 신기능에 대한 평가를 위해 시행한 이뇨성 99mTc-diethylenetriaminepentaacetic acid (DTPA) 신주사검사에서, 분리신기능은 우측신 59%, 좌측신 41%이었고, 이뇨제 투여 후 반감기는 좌측신이 14분으로 폐색은 없었다. 요관루가 있었던 요관이 내측으로 편위되어 있고 수신증은 남아 있었지만, 이뇨성 99mTc-DTPA 신주사검사에서 폐색이 없고, 증상이 없어 추가적인 치료는 시행하지 않았다. 요관부목을 제거하고 3개월 후 추적 관찰한 결과 측복부 통증과 늑척추각의 압통은 없었으며, 다른 합병증소견은 없었다.
고 찰
요로계 누공은 의인성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요관에 발생하는 요관루는 복강이나 골반강 내 수술 시 요관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2]. 요로계와 누공이 발생할 수 있는 장기는 흉강, 소화기계, 림프관, 혈관, 생식기, 그리고 피부이며 매우 드물게 골격계와 누공도 발생할 수 있다[4,5]. 본 증례의 경우, 요관의 자연파열이 발생한 후 요관의 파열된 부위와 4-5번 요추 추간강 사이에 누공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요관의 자연파열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발생하는데, 요관의 국소 손상, 염증 및 혈관염, 결석 등에 의한 괴사로 발생한다[6]. 본 증례의 경우에, 외상이나 요관결석과 같은 요관파열의 선행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역행성 신우조영술에서 관찰된 상부요관의 불규칙한 변연은 요관의 염증소견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염증이 요관파열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고, 요관 주위에 있는 요추의 퇴행성 척추증과 추간판의 변성이 요관루 발생의 원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요관부목 제거 후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과 역행성 신우조영술에서 요관의 내측 편위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요관파열의 원인이 요관 외부의 염증 등에 의한 외부적인 요인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관루의 진단을 위한 영상검사는 누공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선택될 수 있으며, 주요 영상검사로는 배설성 요로조영술, 역행성 신우조영술, 전산화단층촬영 등을 시행할 수 있다[7]. 본 증례에서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신장과 요관 주위의 후복막 요종과 4-5번 요추 추간강 사이의 요종으로 요관파열을 의심할 수 있었고, 역행성 신우조영술로 요관루를 진단할 수 있었다.
요관루의 치료목표는 요누출의 신속한 해결, 요로성 폐혈증의 방지 그리고 신기능의 보전이다[3]. 요관루는 부분적 요관폐색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진단이 내려지면 신속히 상부요로를 배액하는 것이 필수적이다[8]. 내비뇨기과학적 술기가 발달함에 따라 요관 손상이나 요관류의 치료에 개복술에 의한 치료보다 요관부목을 삽입하여 치료하는 보고들이 많다[9,10]. 요관루 환자에서 요관부목이 환자에게 편리하고 가장 우수한 요로전환술일 뿐만 아니라 수술이나 방사선조사로 조직이 괴사하여 자연치유력이 감소된 요관에 적합한 치료이지만, 요관부목의 설치가 실제로 용이한 것은 아니며 역행성으로 삽입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에 경피적 신루설치술 시행 후 선행성으로 설치하는 것이 역행성 요관부목설치술보다는 용이하다[2]. 본 증례에서도 역행성 요관부목설치술을 시행하였으나 유도철사가 근위부 요관으로 진행이 되지 않아 실패하고 경피적 신루설치술 후 선행성 요관부목설치술을 시행하였다.
저자는 보기 드문 요관의 자연파열 후 발생한 요관과 요추 추간강 사이의 누공을 진단하였고, 개복술을 시행하지 않고 요관부목설치로 요관루 치료를 경험하였다. 과거에는 개복술을 통한 요관루의 치료가 주로 시행되었지만, 내비뇨기과학적 기구와 술기의 발달로 경피적 신루 설치와 요관부목설치술만으로 요관루의 치료가 가능하므로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