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 대동맥 박리의 혈관 내 재건술 중 발생한 심장 압전
Cardiac Tamponade during Endovascular Repair of Thoracic Aortic Dissection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Endovascular aortic repair is often performed for the treatment of aortic disease because of less invasiveness and fewer complications. Cardiac tamponade is a fatal disease that can lead to death if not treated properly. Cardiac puncture by rigid guide wire used in endovascular aortic repair may cause cardiac tamponade. Rapid diagnosis and treatment are needed when cardiac tamponade occurs. Confirmation of the cardiac tamponade can be accomplished with echocardiography. Continuous echocardiography should be monitor for detection of cardiac complications during endovascular aortic repair.
서 론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endovascular aortic repair)은 1991년 처음 소개된 이후로 단기 사망률의 감소와 합병증 감소의 장점 때문에 고식적 수술을 대체하여 그 사용이 증가되고 있다[1]. 수술 경험 증가와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에서도 동맥류 파열이나 박리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중심정맥 삽관술이나 부정맥 치료를 위한 고주파 에너지 절제술에서 자주 보고되는 유도철사로 인한 일시적인 부정맥이나 심장벽의 기계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저자들은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 수술 도중 치명적인 심장 압전을 경험하였기에 환자에게 동의를 얻고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53세 남자가 2 m 높이에서 추락하여 발생한 흉부 대동맥 박리로 내원하였다. 동맥박리 혈관조영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좌측 쇄골하동맥부터 상장간동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대동맥 박리가 보였다. 동반된 문제로 소량의 경막하 출혈이 있었지만 신경학적 문제는 동반되지 않았고, 1단계의 비장파열이 있었지만 역시 수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다. 수술 전 시행한 검사실검사에서 혈색소 15.2 g/dL로 중요한 출혈소견은 보이지 않았고, 응고장애소견도 정상이고, 동반질환도 없는 상태로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이 계획되었다.
전신마취 전에, 발생 가능한 합병증인 척수손상을 막기 위하여 요추 4–5번 사이에 뇌척수액 배액을 위한 도관을 삽입하였다. 마취유도 시의 급격한 혈압변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먼저 우측 요골동맥에 22G 카테터를 거치하여 침습적 동맥압 측정을 하면서 propofol과 remifentanil을 사용하여 마취 유도를 하였고 desflurane과 remifentanil을 사용하여 마취 유지를 하였다. 이후 수액요법과 중심 정맥압의 감시를 위하여 우측 내경정맥에 중심 정맥관을 거치하였다. 동맥박리의 기시부가 좌측 쇄골하동맥의 기시부에서 시작되므로 stent 거치 시 좌측 상지의 혈액순환이 막힐 우려가 있으므로 좌측 쇄골하동맥의 우회술이 먼저 시행되었다. 좌측 경동맥과 쇄골하동맥의 직접적인 혈관 문합술을 시도하였지만 길이가 짧아서 Gore-Tex로 우회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박리된 대동맥에 stent 거치를 위하여 양쪽 대퇴동맥에 도관을 거치하였고, 헤파린 5,000 IU가 투여되었다. 조영제를 사용하여 대동맥 박리의 위치를 확인한 후 Amplatz Extra Stiff guide wire (Cook Inc., Bloomington, IN, USA)로 적절한 위치에 Seal Thoracic Stent Graft (S&G Bio Tech Inc., Yongin, Korea)를 거치하였다. 대동맥 박리의 기시부가 심장에 근접하여 상대적으로 깊이 들어간 유도철심이 심장벽을 자극하여 일시적인 부정맥이 수차례 발생하였지만 유도철심을 후퇴시키면 바로 소실되었다.
수술 시작 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갑작스러운 저혈압이 발생하였다. 수술 중 수축기혈압 110–130 mm Hg, 심박동수 60–70 bpm으로 유지되던 활력징후가 갑자기 수축기혈압 60–70 mm Hg로 감소하였고, 심박동수는 90–140 bpm으로 점차 증가하였다. 혈압 감소 이후 측정한 혈액가스분석에서 심한 혈색소 감소나 이산화탄소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혈압조절을 위하여 norepinephrine을 최고농도까지 증가시키며 지속 주입하였지만 혈압은 상승하지 않았다. 저혈압과 빈맥, 혈색소 수치, 중심 정맥압의 상승으로 심장 압전을 의심하여 cardiac evaluation을 위하여 경식도 심초음파를 사용하려 하였지만 기계적 문제로 불가능한 상태였고, 수술은 stent 거치가 끝난 상태로 수술 종료까지 필요한 시간이 조금인 이유로 수술 종료 후 중환자실에서 심장내과 협진과 transthoracic echocardiography를 시행하기로 외과의와 상의하였다. 수술 종료 시점에 수축기혈압이 30–40 mm Hg까지 감소하고 심박동수는 30 bpm까지 감소하는 circulatory arrest 상황이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epinephrine을 정주하였다. 지속적인 외부 심장 압박과 epinephrine 정주에도 활력징후는 회복되지 않았고, 심폐소생술 초기에 심장 압박의 효과를 볼 수 있던 침습적 동맥혈압의 맥박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심장 압박 효과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심장 압전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었고 외과의사에 의한 흉골절개술이 바로 시행되었다. 흉골이 절개되자 육안으로 심장 압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심막에 절개창을 만들어 고인 혈액을 배액시키고 손으로 직접적인 심장마사지를 하자 심장운동과 활력징후가 수축기혈압 90–100 mm Hg, 심박동수 90 bpm 정도로 회복되었다. 심폐소생술 시작부터 18분 후에 자발순환이 회복되었다. 심장의 우심실 좌측면에 출혈 부위를 확인할 수 있었고 봉합한 후에 흉골을 닫고 중환자실로 이송하였다.
고 찰
대동맥류와 대동맥 박리의 치료에 사용되는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은 고식적 개흉, 개복수술에 비하여 단기 사망률의 감소와 합병증 발생 위험성이 낮아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사망, 신경학적 손상, 내출혈, 동맥류 파열, 상부 대동맥 분지의 폐색, 부정맥, stent 이주 및 폐색과 심장 압전 등이 있을 수 있다[2]. 심장 압전은 경피적 판막 성형술, 심박동 조율기 삽입술, 경피적 심혈관 중재술, 고주파 열 치료술, 경피적 동맥류 재건술 등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매우 드물지만 중심정맥 삽관술에서조차 발생할 수 있다[3,4]. 이는 대동맥이나 심장 내에서 움직이는 유도철심이 심장근육에 직접적인 천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벽에의 직접적인 중재를 하는 고주파 열 치료술에서는 심장압전 발생이 1%까지도 보고되는 반면,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에서는 단 3예만이 보고되었다. 첫 번째는 신장동맥 하부에 발생한 대동맥류의 수술 시 유도철심에 의한 좌심실 천공에 의하여 발생한 심장 압전으로, 경흉부 심초음파로 심장 압전을 확인한 후 심막 천자를 하여 치료하였다[5]. 두 번째는 대동맥 협부에 발생한 대동맥류의 수술 시 stent 삽입 직전 갑작스러운 심정지가 발생하였고, 심폐소생술을 하여 자발순환을 회복하게 한 뒤 경흉부 초음파로 심장 압전을 확인하고 배액을 위하여 흉골을 여는 시기에 다시 심정지가 발생하였다[6]. 흉골을 열고 육안으로 상행 대동맥의 천공과 동맥류의 파열을 발견하였지만 동맥류 파열을 치료하지 못하여 사망한 예로, 유도철심에 의한 대동맥 천공과 심장 압박 시의 동맥류 파열까지 동반된 경우다. 세 번째는 대동맥과 장간막에 stent를 넣는 수술이 진행되던 중,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와 중심 정맥압의 상승을 보여 경식도 초음파로 심장 압전을 확인하고 개흉 심막 절개술로 치료를 한 경우이다[7]. 모든 예에서 수술 초기에 동맥류나 박리의 위치를 확인할 때가 아닌, 유도 목적으로 단단한 철심이 사용되는 stent 삽입 시기에 심장 압전이 발생하였다.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 시에 stent를 유도해주는 철심 자체가 다른 술식에 사용되는 철심보다 단단하고, stent를 대동맥에 적절히 위치시킬 때 처음 위치보다 심장 쪽으로 밀려 올라가서 의도치 않은 심장 자극이나 대동맥판 손상, 심장 천공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신장동맥 하부보다 심장에 가까워지는 상부 대동맥의 수술 시에 유도철심의 처음 위치가 심장에 보다 가까워서 심장 손상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심장 압전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으로는 빈맥, 저혈압, 경정맥 확장, 기이맥(pulsus paradoxus) 등이 있는데, 이 소견들로 확진은 불가능하고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흉부방사선 사진에서 확장된 심음영도 도움이 되지만 최소 심막액이 200 mL 이상 있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초음파가 심장 압전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초음파상 심막 삼출액과 압박된 우심실로 나타난다[8].
심장 압전의 치료는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강심제와 수축촉진제의 사용이다. 수축 촉진제의 사용은 이론적으로 이상적이지만 심장 압전 시에는 내인성 수축 자극이 이미 최고조로 활성화되어 있고, 또한 심근 산소요구량의 증가로 심근경색증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주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저혈량증은 압전에 의한 심박출량 감소를 악화시키므로 교정되어야 하지만, 과도한 수액요법은 심장 내 압력을 증가시키고 또한 심막 내 압력이 증가되어 압전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9]. 압전 발생 시에는 정맥 환류를 악화시킬 수 있는 양압 환기나 기계호흡을 최소화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심막 천자 또는 심막 절개를 통한 배액으로, 심막 천자가 불가능한 경우나 활력징후가 매우 불안정한 경우, 외부의 심장 압박이 거의 효과가 없는 심정지 시에는 응급 심막 절개를 해야 한다.
이번 증례에서 단단한 유도철심에 의한 심장천공이 지속적인 심막 내로의 출혈을 일으켜 심장 압전을 발생시켰으며, 심초음파 사용의 부재로 확진과 치료가 늦어졌고, 예상치 못한 압전의 갑작스러운 악화로 심정지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혈관 내 대동맥 재건술 수술 시의 심장 압전은 매우 드물지만 발생 가능한 합병증으로, stent 거치 시기에 심장 천공 위험성이 증가하니 더욱 주의해야 하며, 압전 발생 모니터링을 위하여 반드시 경흉부 또는 경식도 초음파를 사용하여야 하겠고, 활력징후에 따라 외과적 처치가 가능한 팀과 긴밀히 소통하여 적절한 치료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