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베타지중해성 빈혈 임신부

A Case of Pregnant Woman with beta-Thalassemia in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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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chunhyang Med Sci. 2017;23(2):143-14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15746/sms.17.036
Department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Hospital, Soonchunhyang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eonan, Korea
류애리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천안병원 산부인과
Correspondence to: Aeli Ryu Department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Hospital, 31 Suncheonhyang 6-gil, Dongnam-gu, Cheonan 31151, Korea Tel: +82-41-570-2150, Fax: +82-41-571-7887, E-mail: bestal@naver.com
Received 2017 October 19; Accepted 2017 November 28.

Trans Abstract

Thalassemia is hereditary disease characterized by impaired production of the normal globin peptide. Beta-thalassemia, a common disorder in Central Africa, the Middle East, and Southeast Asia, has been rarely reported in Korea. It should be considered in the differential diagnosis of hypochromic, microcytic anemia. The genetic subtypes among the different ethnic groups vary; this may pose challenges in prenatal diagnosis or genetic counselling. During pregnancy, women with thalassemia will often show more significant anemia. Recently we have experienced Korean pregnant woman with beta-thalassemia associated with anemia. We describe this case with a brief review of the literature.

서 론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은 1925년 Cooley와 Lee에 의해 비장비대와 골의 변화를 동반하는 빈혈로 처음 보고되었는데, 혈색소를 구성하는 두 개의 α 글로빈 사슬과 두 개의 β 글로빈 사슬의 결합에서 글로빈 사슬의 양적 불균형이 초래되어 소적혈구 저색소성 빈혈이 발생하는 유전질환을 총칭한다[1]. 이 중 베타지중해성 빈혈은 전 세계적으로 5.2%의 유병률을 보이고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일부,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등에서 호발한다[2]. 그러나 한국에서는 매우 드문 혈색소질환으로 1988년 첫 증례보고된 이후[3], 2002년 보고에 의하면 약 15만 건의 일반혈액검사를 시행하여 단 1예의 환자를 확진하였고[4], 2005년 Yang 등[5]은 국내에서 베타지중해성 빈혈의 빈도는 매우 낮아 0.00027% 정도로 산출하였으나 실제적인 빈도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베타지중해성 빈혈 환자의 특징은 혈색소가 정상인보다 약간 낮은 정도여서 비교적 임상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인 경우가 흔하다. 대체로 소구성 저색소증 적혈구를 보여 철겹핍성 빈혈로 오인되기 쉽지만, 철분 투여에도 반응하지 않는 소구성 저색소증의 적혈구 빈혈 환자들 중에서 유난히 적혈구가 작은 경우에 반드시 이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국내에서 지중해성 빈혈 임신부가 질식분만한 증례가 있었으나 그 임신부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었고[6], 아직까지 한국인 임신부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

저자들은 경도의 빈혈을 동반한 베타지중해성 빈혈을 가진 한국인 여성에서 산전관리 및 분만을 경험하였기에 간단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35세 한국인 임신부(산과력: T0P0A0L0)가 임신 8주로 질출혈이 있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어 약물치료 중이었으며 그 외 특이소견은 없었다. 환자는 평소 월경이 28일 주기로 규칙적이고 기간은 5–7일이었으며, 월경통은 없었다. 임신부는 난임치료를 받던 분으로 시험관아기 시술 3번째만에 첫 임신을 한 상태였다. 임신부가 난임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철결핍성 빈혈 의심하에 철분제를 투여받았으나 혈색소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 베타지중해성 빈혈로 진단받았다. 그 당시 가족력을 확인하였으나 이상 과거력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여 부모님을 검사하였고 아버지가 베타지중해성 빈혈로 진단되었다. 그러나 특별한 치료나 추가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치료계획을 확인한 후 형제들에 대한 검사를 별도로 시행하지 않았다. 이후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행할 때, 배아에 대한 착상전 유전자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자궁 내 착상 이후 산전진찰과정에서도 빈혈 이외에 모체나 태아에 큰 이상증상은 없었다. 내원 당시 신체검진에서 혈압 130/80 mm Hg, 맥박은 88회/분, 체온은 36.8°C였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질식초음파검사상 자궁 내 태아가 관찰되었고 심박동수는 166회/분이었다. 태아의 크기는 머리-둔장길이가 1.27 cm로 임신 주수에 합당하였다. 혈액검사에서 총 적혈구 수는 3.70×106/μL(정상범위, 4.0–5.4×106/μL), 혈색소 7.8 g/dL(정상범위, 12.0–16.0 g/dL), 적혈구용적률 25.3%(정상범위, 37.0%–47.0%)로 감소되어 중등도의 빈혈소견을 보였다. 백혈구, 혈소판 수치는 정상이었다. 평균적혈구용적(mean corpuscular volume) 68.4fL(정상범위, 81–98 fL), 평균적혈구혈색소량(mean corpuscular hemoglobin) 21.2 pg(정상범위, 27–33 pg), 평균적혈구혈색소농도(mean corpuscular hemoglobin concentration) 31 g/dL(정상범위, 33–37 g/dL), 그리고 망상적혈구는 1.8%(정상범위, 0.5%–1.8%)이었다. 말초혈액도말검사(peripheral blood smear)에서 적혈구는 중등도의 소구성 저염색성 빈혈과 부동변형적혈구증가증이 관찰되었다. 혈청생화학검사에서 urea nitrogen 10.8 mg/dL(정상범위, 8.0–20.0 mg/dL), creatinine 0.5 mg/dL(정상범위, 0.6–1.2 mg/dL), protein 6.8 g/dL(정상범위, 5.8–8.1 g/dL), aspartate aminotransferase 12 IU/L(정상범위, 0–40 IU/L), alanine aminotransferase 7 IU/L(정상범위, 0–40 IU/L), total bilirubin 0.8 mg/dL(정상범위, 0.2–1.2 mg/dL)는 모두 정상범위이었다. 혈청 철 86 μg/dL(정상범위, 65–157 μg/dL)로 정상, 총 철결합능 222 μg/dL(정상범위, 250–437 μg/dL)로 감소, 혈청 ferritin 127.9(정상범위, 30–400 ng/mL)로 정상소견을 보였다. 복부초음파에서 비장은 정상 크기였다. 이후 규칙적인 산전검사에서 빈혈 외 이상소견은 없었다. 임신 37주에 난임과 출혈에 대한 부담으로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분만을 강력히 원하였고, 3.00 kg, Apgar score 8/10의 남아를 출산하였다. 수술 중 실혈과 자궁수축 부전에 대비하여 태아와 태반 만출 후 충분한 자궁수축제를 투여하였으며 수술소견상 복강 내 유착이 있었고 자궁내막증이 동반되어 있어 자궁의 장막에서 혈액이 스며 나오는 소견이 있었다. 수술 후 환자, 보호자에게 베타지중해성 빈혈 보인자 선별에 대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은 후 시행한 신생아 혈액검사에서 빈혈은 없었고, 환자, 보호자가 원치 않아 말초혈액도말검사 및 유전 여부에 관한 검사는 시행하지 못했다. 분만 후 특이소견 없이 퇴원하였고, 신생아는 생리적 황달소견 외에 특이소견 없이 퇴원하였다. 신생아에 대한 검사는 빈혈증상이 있거나 추후 성장이 이루어진 후 말초혈액도말검사와 전기영동검사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고 찰

지중해성 빈혈은 16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α 글로빈 유전자 또는 11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β 글로빈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에 의해 글로빈 합성에 이상을 일으켜 혈색소의 양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용혈현상과 조혈장애가 나타나는 유전질환이다. 지중해성 빈혈의 분자유전학적 병리를 보면 돌연변이에 의해 유전자를 조절하거나 발현하는 데 변화가 생겨 발생하는데, 돌연변이의 양상 또한 종족 간의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베타지중해성 빈혈의 경우는 5.2%로 보고하고 있고 주로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일부,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등에서 호발한다고 알려져 있다[2]. 같은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중국은 3.36% [7], 일본은 0.1% [4], 한국은 0.00027%로[5] 보고되고 있어서 한국에서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3].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베타지중해성 빈혈의 경우는 2009년까지도 약 20명 정도만 보고되었고 유병률이 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염색체 우성유전의 비율이 높다[8]. 국내 보고를 살펴보면 Kim 등[9]은 철결핍성 빈혈으로 오인하였으나 정밀검사 중 베타지중해성 빈혈 minor로 진단된 한국인의 지중해성 빈혈을 보고하였고, Choi 등[10]은 국내 최초로 발견되고 세계적으로도 두번째 증례인 Hb Dieppe에 의한 우성유전 지중해성 빈혈 환자를 보고하였는데, 이 경우는 합성된 베타 사슬 변이체가 극도로 불안정하여 즉시 없어져 빈혈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Oh 등[11]은 혈색소병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전기영동결과가 정상이지만 유전자용량검사를 통해 이종접합 결손을 확인하여 이종접합 알파+ 지중해성 빈혈로 진단된 한국인 가족에 관한 증례를 보고하였다.

베타지중해성 빈혈 환자의 약 반수에서 비장종대가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빈혈, 비장종대 이외에도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그 이유로는 베타지중해성 빈혈은 주로 유전자 내의 하나 혹은 몇 개의 염기들이 치환 혹은 소실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돌연변이가 생기고 이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중증, 중등증, 경증으로 분류하며, 유전되는 인자의 양상에 따라 동형접합(homozygotes)과 이형접합(heterozygotes)으로 분류한다. 중증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경증은 증상도 거의 없고 혈색소도 정상인보다 약간 낮아 발견하기 어렵다[13]. 또한 소구성 저색소증의 적혈구를 보이므로 철결핍성 빈혈로 오인되기 쉬운데 베타지중해성 빈혈의 경우는 철분 투여에도 반응하지 않는 소구성 저색소증 빈혈 환자들 중에서 유난히 적혈구가 작은 경우 의심해 보아야 한다. 상기 임신부의 경우도 난임치료 중 철분제 치료에도 개선되지 않는 빈혈에 대해 정밀검사를 시행하면서 진단되었던 경우이다.

지중해성 빈혈이 있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산전 유전상담이 중요하고, 임신 중 염색체검사를 이용해 유전자변이 양상을 진단하게 된다. 지중해성 빈혈이 있는 임신부는 임신 전, 임신기간, 임신 이후까지 전 임신기간에 걸쳐 산모와 태아 모두에서 위험이 증가한다. 베타지중해성 빈혈 중증의 경우는 저성선자극호르몬성 성선기능저하증(hypogonadotropic hypogonadism)이 자주 발생하여 사춘기 지연, 불임 등이 발생한다[14]. 따라서 임신을 위해 보조생식술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임신 초기 엽산 요구량이 증가하므로 하루에 5 mg의 엽산을 복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15]. 임신 중에는 모체의 빈혈이 더 악화되고 태아의 성장제한, 양수과소증, 조산, 제왕절개분만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또한 혈전색전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분만한 경우에는 7일 동안, 제왕절개의 경우에는 6주 동안 저분자량헤파린을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17].

본 증례의 경우 시험관 아기 시술을 3차례 시행하여 처음으로 임신에 성공하였고 난임치료 중 발견된 지중해성 빈혈로 인해 엽산을 하루에 5 mg을 섭취하였다. 분만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나 제왕절개술을 원하여 시행하였고 저분자량헤파린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혈전색전증의 예방을 위해 의료용 압박스타킹(anti-embolism stocking)을 착용하였다.

지중해성 빈혈이 한국인에서는 아주 드문 질환이지만 인구의 이주 및 이민에 의해 인구학적 이행이 초래되었고 최근 미국에서도 아시아 인구유입 증가에 따라 지중해 빈혈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지중해 빈혈을 조기 진단하고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수혈을 줄여 철분축적을 방지하고 정상적인 성장발육을 유지하기 위한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18].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구유입에 따라 다문화가족이 급격히 증가하여 국내에서 아주 드물었던 혈액학적 질환의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다문화가정을 통해 2세를 출산하게 되면서 빈혈을 일차적으로 치료하게 되는 임상의상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고 향후 지중해성 빈혈을 감별하기 위한 체계를 갖춰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임신부의 경우에는 생리적 빈혈과의 감별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동남아시아 임신부의 경우 철분제 투여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지중해성 빈혈을 고려하여 정밀검사, 가족력 조사, 유전상담까지 고려되어야 하겠다. 유전자분석 후에는 개인의 정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겠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순천향대학교 학술비 연구지원으로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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