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에서 칼슘통로차단제가 초래한 흉수 및 폐부종 1예
A Case of Pleural Effusion and Pulmonary Edema Caused by Calcium Channel Blockers in a Patient of Systemic Hypertension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Calcium channel blockers (CCBs) are very popular drugs to lower blood pressure (BP) without significant side effects. A 72-year-old man admitted for uncontrolled hypertension. He had history of hypertension, atrial fibrillation with slow ventricular response, angina, abdominal aortic aneurysm, and stage 3 chronic kidney disease. He had taken several anti-hypertensives, such as amlodipine 5 mg, perindopril 8 mg, and indepamide 1.5 mg. To control BP, nifedipine 120 mg was added. Then pulmonary edema and pleural effusion was developed. Echocardiography showed preserved 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and mild mitral regurgitation. Fluid restriction and high dose furosemide did not cease pleural fluid accumulation. Thus a total of 4 times of thoracentesis were done and all fluid analyses revealed transudate. We thought that pleural effusion and pulmonary edema was induced by CCBs and discontinued the drugs. He recovered quickly and finally discharged in a stable condition.
서 론
칼슘통로차단제는 여러 무작위 대조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정성이 증명되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체계 억제제(renin-angiontensin-aldosteron inhibitor, RAASi)와 더불어 널리 쓰이는 고혈압약제이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칼슘통로차단제는 심근세포나 혈관평활근세포, 췌장베타세포 등에 존재하는 L형 칼슘통로에 작용하며 혈압조절목적으로는 디하이드로피리딘(dehydropyridine, DHP) 계열이 선호된다[1]. DHP 계열의 칼슘통로차단제의 주된 부작용으로는 발목부종이나 홍조, 심계항진 등이 있는데 이는 세동맥선택적인 혈관확장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저자들은 혈압조절을 위해 DHP 계열 칼슘통로차단제 용량 증가 후 흉수 및 폐부종을 보인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2세 남자 환자가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주소로 입원하였다. 환자는 고혈압, 서맥을 동반한 심방세동, 관상동맥 스텐트삽입술, 복부대동맥류 인한 혈관내성형술, 만성신질환, 요추 압박골절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혈압조절을 위해 외래에서 암로디핀 5 mg, 페린도프릴 8 mg, 인다파마이드 1.5 mg을 복용 중이었으며 스텐트삽입술 후에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로수바스타틴을 심방세동으로 와파린, 전립선폐색 때문에 탐수로신을 같이 복용하고 있었다. 동반된 서맥으로 디곡신과 베타차단제는 복용하고 있지 않았다. 압박골절 이후 주로 침상 안정생활을 하던 환자는 평소와 다름없는 New York Heart Association II/IV 수준의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청진에서 심박동은 불규칙했으나 심잡음은 없었고 호흡음은 거칠었지만 수포음은 들리지 않았으며, 미량(trace)의 함요부종 외에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입원 당시 활력 증후는 혈압 200/110 mm Hg, 맥박 50회/분, 호흡 18회/분, 체온 36.4°C로 측정되었고 의식은 명료하였다. 키 174 cm, 몸무게 71 kg으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는 25.4 kg/m2 이었다.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4,540/mm2 (호중구 57.9%), 혈색소 11.9 g/dL, 혈소판 137,000/mm2으로 정상범위였으며 혈청요소질소/크레아티닌 28.3/1.31 mg/dL으로 만성신질환 3기(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55.7 mL/min/1.73 m2)에 해당하였다. 혈청 알부민은 3.2 mg/dL로 저하되어 있었고 N-terminal pro-brain natriuretic peptide는 2,461 pg/mL로 상승해 있었다. 프로트롬빈 시간(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은 2.01, 활성화부분트롬보플로스틴 시간은 41.8초로 연장되어 있었으며 C-반응성 단백은 0.17 mg/dL로 염증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흉부 전후면 사진에서 심장비대가 있었으나 양 폐야의 음영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1A). 심전도에서는 서맥을 동반한 심방세동과 좌심실비대 소견이 보였다(Fig. 2). 입원 즉시 혈압조절을 위해 가변용량의 정주 니카디핀을 사용하였고 이튿날부터 암로디핀 5 mg에 니페디핀 120 mg을 추가하였다(Fig. 3). 입원 2일째 24시간 홀터검사를 시행하였으며 평균 좌심실 반응속도는 51회/분을 기록하였고 2초 이상의 정지(pause)는 없었다. 입원 4일째 되는 날 수축기혈압은 140 mm Hg 대로 안정화되어 정주 니카디핀을 중단하였으나 호흡곤란이 발생하여 촬영한 흉부사진에서 흉수와 폐부종을 보였으며 산소포화도는 91%를 기록하였다. 폐부종 발생 시 흉통은 없었고 촬영한 심전도에서도 새로운 ST분절의 상승이나 저하는 보이지 않았으며 심근효소 수치에서도 특이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다. 심방세동에 동반한 심부전으로 생각하고 비강 캐뉼라로 1 L/분 산소공급을 시작하였으며 수분제한 및 퓨로세마이드를 투여하였다. 심부전 치료에 불구하고 흉수 및 폐부종 호전이 없어 입원 9일에 흉수천자 1,100 mL 시행하였으며 흉수는 여출액이었다(Table 1). 입원 10일째 심장초음파를 시행하였다. 확장기말 좌심실 내경 4.93 cm와 좌심방 내경 4.39 cm를 기록하였으며 좌심실 구출률은 60%로 보였고 국소벽운동 장애는 관찰되지 않았다. 경도의 승모판 역류가 있었고 하대정맥의 크기와 삼첨판 역류 최대 압력으로 추정한 우심실 수축기압은 21.8 mm Hg으로 폐고혈압으로 의심할만한 소견은 없었으며 조직도플러는 시행하지 않았다. 이완기 심부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퓨로세마이드 증량하였으나 증상이 호전 없어 입원 14일에 추가 흉수천자, 15일에 고해상도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흉수는 여출액이었으며 전산화 단층촬영 결과도 양측 흉수 및 폐부종에 합당하였다(Fig. 4). 이에 정주 퓨로세마이드를 120 mg/일까지 증량하였다(Fig. 5). 일 소변배출량은 2 L 이상 유지되고 음성수분균형(negative fluid balance)으로 인해 저하된 피부긴장도와 크레아티닌 상승 등 탈수소견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흉수의 진행을 막을 수 없었다(Fig. 1B). 원인 감별 및 치료목적으로 2차례 추가 흉수천자를 시행하였으며 특수염색을 포함한 세포검사에서도 악성 소견을 찾을 수 없었다. 입원 30일 마지막 천자 시행 후 칼슘통로차단제에 의한 흉수 및 폐부종 가능성을 생각하여 31일부터 약제를 중단하였다. 32일 촬영한 흉부 사진부터 흉수 및 폐부종이 빠르게 호전된 소견을 보였고 퓨로세마이드를 감량 및 중단하였다(Fig. 1C). 입원 36일 안정적인 상태에서 페린도프릴 8 mg, 인다파마이드 1.5 mg 유지하여 퇴원하였다.
고 찰
칼슘통로차단제는 화학구조에 따라 크게 DHP 계열(nifedipine, amlodipine, felodipine, lecarnidipine 등)과 페닐알킬아민 계열(verapamil 등), 벤조티아제핀 계열(diltiazem)로 나뉜다. 페닐알킬아민 계열과 벤조티아제핀 계열은 상용량에서 심근에 작용하여 음성수축작용(negative inotropic effect) 및 음성심박작용(negative chronotropic effect)을 나타내지만 DHP 계열은 심근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1].
칼슘통로차단제와 연관된 폐부종과 흉수는 희귀한 부작용으로 고용량이나 독성용량에서 발생한다. 기존에 보고된 예로는 폐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니페디핀을 각각 60 mg/일, 120 mg/일 사용하고 폐부종과 흉수를 보인 2예와 니페디핀 200 mg을 10시간에 걸쳐 투여 후 폐부종이 발생한 1예가 있다[3,4]. 자살목적으로 암로디핀 과다복용(500 mg) 후 폐부종이 발생한 예도 있는데 이 예의 36세 여성은 좌심실 수축기능이 보존되고 있었고 이완기 심부전의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5]. 자궁수축억제제로 니페디핀 40 mg을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하고 발생한 폐부종 2 예에서는 치료목적으로 다빈도의 퓨로세마이드를 투여(각 정주로 60 mg을 3회 분할, 정주로 200 mg을 5회 분할)하였음에도 폐부종이 호전되지 않았는데 증세가 퓨로세마이드 투여만으로 조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 예와 유사하였다[6].
본 예에서는 조직도플러를 시행하지 않아 이완기 심부전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하지 못하였으나 심방세동 및 경도의 좌심방 확장이 있었다는 점과 입원 당시에 측정된 brain natriuretic peptide 2,461 pg/mL는 환자의 연령 및 신기능을 고려하여도 높은 것이어서 이완기 심부전의 동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7]. 하지만 입원 시에 폐부종과 흉수는 존재하지 않았고 고용량의 퓨로세마이드를 포함한 심부전 치료를 상당 기간 효과적으로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흉수 진행을 막을 수 없었다는 점과 칼슘통로차단제 중단 후 급격히 호전되어 퓨로세마이드를 중단하였다는 점에서 심부전보다는 약제 가능성을 시사하며 환자가 복용하는 약제 중에서 칼슘통로차단제 외에는 원인으로 의심할만한 것이 없었다.
칼슘통로차단제로 인한 폐부종의 발생기전은 현재까지 대략적 가설이 제시되고 있는 수준이다. 칼슘통로차단제가 말초세동맥의 조절기전에 변화를 주고 이로 인해 폐부종이 일어난다고 추측하는데, 이는 주된 부작용 중 하나인 발목부종의 발생기전과 같다[2,5,8]. 칼슘통로차단제는 후모세혈관(postcapillary vessel)보다는 전모세혈관(precapillary vessel)을 선택적으로 확장시키는데 모세혈관으로의 혈류와 정수압 증가를 초래하여 조직에 수분을 축적시킨다[2]. 또한 칼슘통로차단제는 근육성 반응(myogenic response)을 방해해서 수분을 축적시키기도 한다[2]. 생리적으로 체위변화 등의 작용에 의해 말초조직으로의 혈류가 증가할 경우 근육성 반응이 전모세혈관을 수축시킴으로 혈류와 정수압을 떨어뜨려 수분 축적을 막아주는데, 칼슘통로차단제는 이 과정을 방해한다. 몇 가지 요소들이 칼슘통로차단제로 인한 말초부종의 발현 및 중증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기립자세와 따뜻한 온도, 연령의 증가가 부종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8].
불충분하기는 하지만 DHP 계열의 약제로 인해 발생한 말초부종에서 페닐알킬아민이나 벤조티아제핀 계열의 약제로 교체하거나 새로운 DHP 계열 약물들(lecarnidipine, lacidipine 등)로 교체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도 있다[8]. 전모세혈관의 선택적인 혈관 확장효과를 감쇄하기 위해 RAASi나 질산염으로 후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8].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가 된 것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로 여러 보고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고 안지오텐신 수용체 억제제도 비슷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검증이 필요하다[9,10]. 질산염의 경우도 부종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추측되나 내성이 문제가 된다[8].
혈압조절 목적으로 DHP 계열과 다른 계열의 칼슘통로차단제의 병용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장기적인 결과가 부족하고 동일 계열의 칼슘칼슘통로차단제 안에서의 병용은 일반적으로 추천되지 않는다[11]. 본 예의 경우에는 니페디핀 120 mg과 암로디핀 5 mg을 병용했는데 과량투여(overdose)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부종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페린도프릴 8 mg을 복용 중임에도 흉수와 폐부종이 발생하였는데, 칼슘통로차단제로 인한 말초부종이 용량의존적이라는 점에서 예방효과가 상실된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한다[8,12]. 저자들은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환자에게서 고량의 DHP 계열 칼슘통로차단제를 병용 투여 후 발생한 폐부종 및 흉수를 경험하여 보고한다. 칼슘통로차단제는 고령이나 신기능저하 환자에서도 혈압조절능력이 뛰어나 선호되는 약이다. 하지만 고량 투여 시 드물게 폐부종이나 흉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으로 고량의 칼슘통로차단제를 복용 중이거나 용량을 증가한 환자에게 원인미상의 흉수와 폐부종이 발생할 경우 약제 가능성을 의심해 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