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오다론 투여용량 증량 후 발생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1예
Amiodarone-induced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Developed after Increasing Dosage of Amiodar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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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miodarone is a highly effective antiarrhythmic agent. It is commonly used to treat ventricular and supraventricular arrhythmias. However, amiodarone has been found to be associated with a variety of adverse effects. Amiodarone causes toxicity to organs such as lung, gastrointestinal tract, liver, eye, thyroid gland, skin, and neuromuscular system. Among these side effects, pulmonary toxicity is one of the most serious ones. The prevalence of amiodarone-induced pulmonary toxicity is not known precisely, but recent studies have reported that incidence rates range from 1% to 13%. The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pulmonary toxicity are age, duration of treatment, cumulative dosage, history of cardiothoracic surgery, and use of high oxygen mixture. Amiodarone use has been rarely related to development of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 which is often in association with surgery or pulmonary angiography. We experienced a case of amiodarone-induced ARDS which developed after an increase of amiodarone dosage.
서 론
아미오다론은 효과적인 항부정맥 치료제로, 심실 혹은 상 심실 부정맥 환자에게 흔히 처방된다[1]. 아미오다론을 장기복용 시 피부, 눈, 위장관, 간, 갑상샘, 신경조직 등 다양한 장기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는 폐 독성이다[2]. 발생의 위험인자로는 나이, 사용기간, 일일용량, 누적 용량, 높은 흡입산소농도, 과거력에서 폐질환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3]. 이 중 매우 드문 합병증인 아미오다론 유발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은 수술 또는 폐혈관조영술과 연관되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4-7]. 이러한 위험요인 없이 저용량의 아미오다론 복용 중에 발생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보고는 매우 드물다[8]. 또한, 용량 증량과 폐 독성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문헌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저자들은 하루 200 mg의 용량으로 아미오다론을 복용해오던 환자에서 3일간 400 mg으로 용량을 증량하여 투여한 후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한 예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74세 남자환자가 4일 전부터 시작된 호흡곤란으로 내원하였다. 내원 2년 전부터 타 병원에서 심방세동 및 고혈압으로 아미오다론 200 mg 및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candesartan) 8 mg을 복용하던 환자로, 발작성 심방세동이 지속되어 내원 7일 전 타 병원에서 아미오다론 용량을 400 mg으로 증량하여 처방받았고, 3일간 복약한 후 호흡곤란과 기침이 발생하고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심방세동과 고혈압 외에 특이 병력은 없었고, 입원력이나 수술력도 없었다. 15갑년의 흡연력이 있고, 40년 전에 금연하였다. 입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 110/60 mm Hg, 맥박 67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 38.7°C로 빈호흡과 발열이 있었다. 양측 폐 하부에서 악설음이 청진되었었고, 심음은 규칙적이고 잡음은 들리지 않았으며, 그 외 특별한 이상소견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흉부 단순촬영에서 양 폐야에 다발성의 폐 침윤이 관찰되었다(Fig. 1A). 입원 당시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7,570/mm3, 혈색소 14.3 g/dL, 혈소판 289,000/mm3이었고, C-반응성 단백은 172 mg/L, 적혈구 침강속도 87 mm/hr로 상승을 보였다. 실내공기에서 말초 산소포화도는 91%였으며, 심전도에서는 심박동 수 54회의 정상 동성 리듬이었다. 호흡기 증상이 있고 발열과 폐 침윤이 관찰되어 양측성 폐렴으로 판단하고 지역사회획득 폐렴에 준하여 항생제 투약을 시작하였다. 입원 2일째 호흡곤란이 악화되고 산소요구량도 증가하여 산소 4 L로 증량하였고 말초 산소포화도는 91%로 유지되었다. 흉부 단순촬영에서 폐 침윤이 보다 광범위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추적한 말초혈액검사에서 혈색소 수치는 12.5 g/dL로 감소하였다. 흉부 computed tomography (CT)를 시행하였고, 전 폐야에 걸쳐 다양한 크기의 경결과 간 유리 음영이 혼재되어있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2). 심초음파검사에서 좌심실 박출률은 57%로 정상이었고 좌심실 벽의 움직임이나 우심실의 기능도 정상이었으며 판막의 기능에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당일 오후 기관지내시경검사를 진행하였다. 점막은 비교적 깨끗하였고 기도 내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기관지폐포세척을 시행한 결과 회수액이 점차 혈성으로 변해가는 양상을 보였다. 기관지폐포세척액 분석결과 백혈구 395/mm3, 호중구 24%, 림프구 13%, 단핵구 62%의 분획을 보였다. 다수의 혈철소 탐식 대식세포(hemosiderin-laden macrophage) 및 포말 대식세포(foamy macrophage)가 관찰되었으며, 악성세포는 관찰되지 않았다. 폐쇄 세기관지 기질화폐렴에 미만성 폐포출혈이 동반된 것으로 해석하였고, 장기간 아미오다론을 복약해왔으며 최근 용량을 증량한 점을 고려하여 아미오다론에 의한 폐 독성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아미오다론 투약을 중단하기로 하였고 고용량의 전신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1 mg/kg/day)를 투약하기 시작하였다. 조영 증강 전 영상에서 관찰되는 전반적인 간 음영 증가도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을 의심하는 단서로 판단하였다. 추후 확인된 감염증과 관련된 검사로 폐렴구균과 레지오넬라에 대한 소변항원검사는 음성이었고, 기관지폐포세척액에서 미코플라즈마와 클라미디아, 결핵균, 호흡기 바이러스 12종, 폐포자충에 대한 유전자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도 모두 음성이었으며, 호기균 배양과 결핵균 배양에서도 동정된 균주는 없었다. 거대세포바이러스 항원혈증검사도 음성으로 나타났다. 혈관염과 관련된 여러 혈청검사도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입원 4일째 환자는 흉부 단순촬영에서 양 폐의 침윤이 증가하고 산소요구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기도 삽관 및 기계 환기를 시작하였고, 기도 삽관 후 흡입산소농도 1.0에서 시행한 동맥혈가스검사결과 수소이온농도는 7.4, 동맥혈 이산화탄소분압은 31 mm Hg, 동맥혈 산소분압은 59 mm Hg이고, 동맥혈 산소분압과 흡입산소농도의 비율(PaO2/FiO2)은 59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소견을 보였다. 이후 환자는 체외막산소공급을 고려할 상황까지 빠르게 악화되었다가(Fig. 1B), 약 10일 후부터 폐 병변의 호전을 보이기 시작하였고(Fig. 3), 투약 3주 후부터 스테로이드 용량을 감량하기 시작하였다(methylprednisolone, 0.5 mg/kg/day). 하지만 환자는 전신상태의 악화와 신경근차단제 및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발 신경병증으로 인해 기계 환기 이탈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폐렴과 욕창 감염, 담낭염 등의 감염증이 반복되어 약 1년 후 사망하였다.
고 찰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은 1980년 Rotmensch 등[9]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 국외 문헌에 따르면 발생률은 1-13%로 보고되고 있고[10], 국내 발생 빈도로는 일개 병원에서 0.7%로 보고한 바 있다[11]. 60세 이상의 고령, 6개월 이상의 사용기간, 누적용량, 400 mg 이상의 일일용량, 높은 흡입산소농도, 폐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투약 중 수술을 받는 경우 그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졌으며[3], 저용량에서도 투약기간이 1년, 3년, 5년이 지남에 따라 누적발생률이 4.2%, 7.8%, 10.6%까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12].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의 발병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포 내에 인지질 축적과 관련된 직접적인 세포독성반응 또는 CD8 T세포 림프구를 통한 간접적인 면역반응으로 생각하고 있다. 직접 독성의 증거로는 첫째, 약물의 용량과 치료기간이 독성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점, 둘째, 폐 내에서 염증이나 면역반응의 증거가 없다는 점, 셋째, 아미오다론이 배양된 폐포에 직접 독성을 나타냈다는 점 등이 있으며, 간접적인 염증 또는 면역반응이 폐 독성에 기여하는 증거로는 폐 독성이 아미오다론의 용량 및 혈중 농도와 일정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못하는 점, 그리고 기관지폐포세척액의 세포분석에서 CD8 T세포 림프구의 증가소견을 나타내어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낸다는 점 등이 있다[3,13,14].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은 약제 복용력이 있는 환자에서 새로운 증상과 흉부 방사선의 변화가 있을 때 의심할 수 있고, 울혈성 심부전, 감염증, 폐색전증 및 악성종양 등의 질환이 배제되고, 임상적, 방사선학적, 조직학적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하며, 아미오다론 중단 이후에 병변이 호전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15].
아미오다론은 요오드를 함유하는 물질로 폐 조직이나 간 조직에 침착하게 되어 음영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기관지폐포세척액검사에서 인지질의 세포 내 침착으로 포말 대식세포가 나타날 수 있고, 전자현미경소견에서는 lamellar body가 보일 수 있으며, 이러한 소견은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3]. 본 증례는 아미오다론 복용력이 있고, 용량 증량 후에 급격히 발생한 호흡기 증상이 있었으며, 다발성 폐 침윤이 있었으나 심부전, 감염성질환 및 악성질환의 가능성이 배제되었다는 점, 그리고 CT 결과와 기관지폐포세척액 결과 및 아미오다론 중단 이후에 폐 병변의 호전소견을 종합하여 볼 때 아미오다론 유발 폐 독성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진단하는 것이 합당하다.
아미오다론 유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사망률은 50%로 보고된 바 있다[6]. 또한, 아미오다론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 수술 또는 폐혈관조영술 시행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문헌 보고도 있다[4-7]. 본 증례는 이러한 선행인자는 없었지만 투약 용량 증량 수일 후 폐 병변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볼 때, 아미오다론 복용량 증량이 폐 독성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아미오다론 유발 폐독성에 대한 치료는 약물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며, 진행된 질환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사용이 권고되고 있으나, 정확한 용량이나 투약기간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투약은 0.5-1 mg/kg의 용량으로 시작하게 되고, 스테로이드 용량의 감량은 치료반응에 따라 결정한다[3].
저자들은 저용량의 아미오다론을 복용해오던 환자에서 용량 증량 후 단기간에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한 예를 경험하여 보고한다. 장기간 저용량의 아미오다론을 유지하는 환자에서 용량 증량을 고려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