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결핵은 진단방법과 치료제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남아있다[1]. 2011년 World Health Organiz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에 전 세계적으로 880만 명의 신규 결핵 환자가 발생하였고, 145만 명이 결핵과 관련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 지난 5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결핵 환자의 발생빈도가 크게 감소하였지만 2007년에 35,000여명이던 신규 결핵 환자가 2011년에는 40,000여 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1,3], 항결핵제 내성균의 출현과 함께 내성균 발생 빈도의 증가로 결핵의 예방 및 관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결핵의 검사실 진단방법은 미생물학적 검사법인 항산균 도말검사와 결핵균 배양검사나 중합효소연쇄반응과 같은 분자유전학 방법이 흔히 사용된다. 항산균 도말검사는 복잡하지 않은 방법으로 신속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결핵균을 검출하는 민감도가 낮고 결핵균과 비결핵성 마이코박테리움(nontuberculosis mycobacterium, NTM)을 구별할 수 없어서 결핵을 오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4]. 결핵균 배양검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고, 분리 동정된 균주로 항결핵제 내성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핵균의 증식 속도가 느린 특성으로 인하여 균 배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결핵균의 유전자를 증폭하여 확인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방법이 결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하여 사용되어 왔으나, 수작업으로 다단계 검사과정을 수행하고, 증폭 후 전기영동으로 유전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전자의 오염으로 인한 위양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5]. 형광공명에너지전이(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원리를 이용하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은 반응 튜브 내에서 증폭산물의 확인이 가능하여 유전자의 오염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 이외에 수작업의 단계가 적고, 동시에 여러 종류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최근 병원 검사실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분자유전학적인 검사방법이다[6].
국내에서는 결핵균 검출을 위하여 중합효소연쇄반응-교잡법(polymerase chain reaction-hybridization)인 Cobas Amplicor MTB (Roche Diagnostics, Basel, Switzerland)검사에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인 Cobas TaqMan MTB (Roche Diagnostics)검사로 전환하여 결핵진단에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이 검사의 임상적인 유용성을 알아본 국내 연구가 많지 않아 본 저자는 Cobas TaqMan MTB검사의 성능분석을 통하여 임상적인 유용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2011년 8월부터 9월까지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 내원하여 결핵균 배양검사가 의뢰되었던 객담 검체 572개와 기관지페포세척액 검체 47개의 총 619개 호흡기 검체를 대상으로 하였다. 항결핵제로 인한 위양성 결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배양검사 전에 항균제를 투여받았으며 배양검사 음성인 경우는 제외하였다.
2. 연구방법
1) 검체 전 처리, 항산균 도말검사 및 결핵균 배양검사
객담과 기관지폐포세척액 검체에 동량의 N-acetyl-L-cysteinesodium hydroxide를 넣고 교반기로 흔들어 혼합 후 3,000 g에서 30분간 원심분리하였다. 원심분리한 검체의 상층액을 버리고 남은 침전액으로 1 mL의 phosphate buffer에 재부유하고 나서 약 150 μL는 슬라이드 도말을 시행하였고, 500 μL는 액체배지에 300 μL는 고체배지에 접종하였다. 접종하고 남은 검체는 Cobas TaqMan MTB검사를 위하여 -80°C에 냉동 보관하였다.
항산균 도말검사는 auramine-rhodamine fluorescent 염색을 시행하여 형광으로 검경하였고, 여기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 Ziehl-Neelsen 염색으로 최종 확인하였으며 그 결과는 미국 질병예방통제국의 기준에 따라 음성에서 trace 및 1+부터 4+로 판독하였다. 결핵균 배양검사는 액체배지 배양으로 BACTEC MGIT 960 system (Becton Dickinson Diagnostic Instrument Systems, Sparks, MD, USA)를 사용하여 36°C에서 6주간 배양을 실시하였고, 고체배지는 3% Ogawa배지를 사용하여 37°C에서 8주간 배양 하면서 1주에 한 번씩 균 집락 형성 유무를 관찰하였다. 배양에서 양성결과는 항산균 도말검사와 결핵균 중합효소연쇄반응(Seeplex MTB/NTM ACE Detection, Seegene, Seoul, Korea)으로 하여 결핵균과 NTM으로 분리하여 판정하였다.
2)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Cobas TaqMan MTB검사를 시행하기 위하여 DNA 추출은 Amplicor respiratory specimen preparation kit (Roche Diagnostics)를 사용하여 시행하였다. 요약하면, 오염을 제거한 농축 검체 부유액 100 μL를 취하여 500 μL의 specimen wash solution과 혼합하고 12,000 g에서 10분간 원심분리하였다. 상층액을 버리고 나서 100 μL의 lytic solution과 혼합한 후 60°C heat block에서 45분간 반응하고 나서 neutralization solution 100 μL을 넣고 혼합하여 DNA 추출물을 얻었다. DNA 추출물 50 μL를 Cobas TaqMan MTB system의 master mix 50 μL와 혼합하여 COBAS TaqMan 48 thermal cycler (Roche Diagnostics)에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을 시행하였으며 cycle threshold (Ct) 값이 50 미만일 때 양성으로 판정하였다.
결 과
1. 항산균 도말검사 및 결핵균 배양검사
항산균 도말검사 및 결핵균 배양검사를 시행하였던 총 619개의 검체 중 28검체에서 항산균 도말검사에 양성결과를 보였으며 객담 25검체, 기관지페포세척액 3검체에서 양성이었다. 도말검사에서 양성결과를 보인 검체를 보고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4+로 보고된 검체는 5개, 3+는 9개, 2+는 3개, 1+는 5개, trace는 6개이었다. 결핵 배양검사에서는 객담 43검체, 기관지페포세척액 3검체에서 결핵이 분리되어 총 47개의 검체에서 결핵균이 분리되었다. 배양검사에서 결핵균이 분리된 검체 중 25개의 검체는 항산균 도말검사에서도 양성결과를 보였으나 22개의 검체는 항산균 도말검사에서 음성이었다. NTM이 분리된 경우는 46개의 검체에서 분리되었으며, 3개의 검체에서는 도말검사에서도 동시에 양성결과를 보였으며 나머지는 모두 도말검사에서 음성이었다.
2.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양성을 보인 검체는 38개였으며 7개의 검체에서는 판정불가(invalid)로 나타났다. 판정불가로 나온 경우 검체를 10배 희석하여 시행한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Cobas TaqMan MTB에서 양성을 보였던 모든 검체에 대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의 Ct 값 범위는 28에서 48이었으며 중간값은 34.3이었다. 항산균 도말검사에서 양성을 보였던 검체에 대한 Cobas TaqMan MTB의 Ct 값 범위는 28-39.8이었으며 중간값은 32.9로 다소 낮았다. 도말에서 음성이었고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양성이었던 검체에 대한 Ct 값 범위는 34.3-48이었으며 중간값은 40.6으로 다소 높게 나타났다(Fig. 1).
항산균 도말검사에서 양성결과를 보였고 배양검사에서 결핵균이 동정된 25개의 검체는 모두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배양검사를 표준검사로 하였을 때 도말과 배양검사에서 모두 양성을 보인 검체에 대한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는 100%이었다. 그러나 도말검사에서 음성결과를 보였고 배양검사에서 결핵균이 동정되었던 22개의 검체 중 13검체에서만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양성결과를 보였고 9검체는 음성으로 나왔다. 이 경우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는 59.1%로 낮았다. 배양검사에서 NTM이 분리되었던 46검체에서는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배양검사에서 음성결과를 보인 526검체 중 Cobas TaqMan MTB검사에서 양성 결과로 나타난 검체는 없었다. 배양검사를 기준으로 비교하였을 때 전체적인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는 80.9%이었으며 특이도는 10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Cobas TaqMan MTB검사의 양성예측도와 음성예측도는 각각 100%와 98.5%이었다(Table 1).
고 찰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인 Cobas TaqMan MTB검사는 한쪽 끝에 flourophore와 결합되어 있고 반대편에 quancher가 결합되어 있는 TaqMan 탐지자(probe)를 사용하여서 중합효소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전이나 비특이 반응에서는 형광공명에너지전이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현상으로 특정 파장의 형광이 방출되지 않지만 중합효소연쇄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flourophore가 분리되고 이로부터 방출되는 형광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게 된다.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은 반응 튜브 내에서 중합효소 연쇄반응과 검출을 동시에 시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중합효소연쇄반응에서 유전자 검출을 위해 시행하게 되는 반응 후 전기영동이나 교잡반응과 같은 추가적인 검사과정이 불필요하여 오염 가능성이 줄어들고 검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7] 최근에 다양한 분자유전학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호흡기 검체에서 결핵균 검출에 대한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는 80.9%로 저자가 이전에 보고한 Cobas Amplicor MTB의 민감도(82.3%)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8]. 위 양성인 결과는 Cobas Amplicor MTB에서 10건이 있었던 것에 비하여 Cobas TaqMan MTB검사에서는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아 개선된 결과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저자의 이전 연구는 동일한 검체로 배양검사와 중합효소연쇄반응-교잡법검사를 비교하지 않았고, 배양검사로 고체배지만 사용했다는 점과 임상적인 진단을 표준으로 민감도를 계산하였기 때문에 두 검사법 간에 직접적인 민감도의 차이를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다. 국내의 연구에서 Yang [9]은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가 83.3%라고 보고하였으나 호흡기 이외의 검체를 포함하였으며 너무 적은 수의 양성 검체(18개)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비교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 다른 연구로 Kim 등[10]은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가 79.1%라고 보고하여 본 연구와 유사한 민감도를 보여 주었으나 배양검사로 결핵균 분리율이 개선된 액체배지를 사용하지 않고 고체배지만을 사용했다는 점에 차이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가 77.3%에서 91.5%로 다양하게 보고되었으나[11,12] Tortoli 등[11]은 민감도가 높은 연구의 경우는 도말 검경에서 양성인 검체의 비중이 높아서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였다.
결핵의 전파를 막고 관리하기 위하여 결핵을 조기에 진단하고 항결핵제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핵을 신속하게 검사하는 수단으로 항산균 도말검사법이 임상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결핵균이 mL당 10,000개를 포함하고 있는 검체에서 양성률은 60% 정도이고 도말검사의 전체적인 민감도는 20-80% 정도로 알려져 있어서[13] 결핵균이 소량 배출되는 경우에 도말검사로 진단하기 어렵다. 결핵 감염의 17%는 도말검사 음성인 결핵 환자로부터 전파되고 있다고 보고되기[14] 때문에 결핵균이 소량 배출되는 환자의 검체에 대해 민감도가 높고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검사가 중요하며 그 수단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이 사용되고 있다. 결핵균 검출을 위한 핵산증폭검사의 성능에 대한 체계적인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 중합효소연쇄반응의 민감도는 도말검사 양성인 검체에서는 96%인 반면에 도말검사 음성인 검체에서는 66-73%라고 하였다[15,16]. 본 연구에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인 Cobas TaqMan MTB검사는 도말검사 양성인 호흡기 검체에서는 민감도가 100%이었지만 도말검사 음성인 검체에 대해서는 59.1%로 낮아서 도말검사 음성인 결핵 환자를 진단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되었다.
국내에서 개발된 다른 종류의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인 AdvanSure TB/NTM real time PCR Kit (LG Life Sciences, Seoul, Korea)와 PNAqPCR TB/NTM detection kit (PANAGENE, Daejeon, Korea)검사의 민감도는 각각 90.7%와 96.7%로 비교적 높게 보고되고 있다[6,17]. 이들 검사는 대부분의 결핵균이 10-16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IS6119를 표적 유전자로 증폭하는 반면에 Cobas TaqMan MTB검사는 16S rRNA에 대한 유전자를 표적으로 증폭을 한다. 또한 이들 검사는 DNA 추출에 검체를 농축한 뒤 상층액을 제거한 검체 전체를 사용하였지만 Cobas TaqMan MTB검사는 농축한 검체의 일부인 100 μL만을 DNA 추출에 사용하여 검사에 사용된 검체의 양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Cobas TaqMan MTB검사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하여 DNA 추출방법이나 과정에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Cobas TaqMan MTB검사는 도말검사 양성인 호흡기 검체에 대해서는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으나 도말검사 음성 검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민감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여 균이 소량 배출되는 환자에서는 결핵을 최종적으로 진단하는 검사법으로 배양검사를 대체하기 어려우나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한 보조적인 검사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